포획된 자연 자연스럽다는 말은 들을수록 기분이 좋다. 그것은 순리에 따라 사물의 핵심에 다가갔다는 뜻이니 진정한 내공이 있어야만 다다를 수 있는 경지다. 본래 ‘자연’이라는 것 자체의 속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사진가 박형렬은 모든 일들이 자연스럽게 되지 않던 어느 날, 산에 올라 발아래 풍경을 바라보다가 문득 자연들이 죄다 자연스럽지 않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인공 자연’이라는 말이 흔해진 요즘 나무는 콘크리트 화단 속에서 자라고, 땅은 1평 단위로 셈해지는 부동산이 되었다. 이제는 자연조차도 부자연스러운 괴물이 된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박형렬의 ‘포획된 자연’은 이 부자연스러운 행위를 꼬집는 작업이다. 거대한 자연을 조몰락거리기 위해 사람들이 얼마나 헛심을 쓰고 있는지를 보여주겠다는 듯 그는 자연을 대상으로.. 더보기 이전 1 ··· 966 967 968 969 970 971 972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