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얼굴 영화이론가 자크 오몽은 세상에는 실제 존재하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다. 각자가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얼굴은 감정의 집합소, 소통을 위한 최전방의 신체, 나를 나이도록 만드는 동시에 남이 나와 다름을 깨닫게 하는 철학적 대상이다. 그러나 일상 속에서 얼굴은 욕망 혹은 소비의 또 다른 이름이 되기도 한다. 얼굴은 흔히 우리가 걸친 옷, 지닌 물건과 같은 말로 비친다. 남에게 보이는 나의 모습, 그 모습을 확인하는 내 얼굴을 위해 우리는 치장하고 소유하고 집착한다. 김국화의 ‘얼굴 없는 얼굴’은 이 사물들로 얼굴을 대체한 작업이다. 작가는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물건, 매일 들고 다니는 소품들로 얼굴을 감싼 채 그들의 얼굴 없는 초상 작업을 만들었다. 얼굴 가.. 더보기 이전 1 ··· 968 969 970 971 972 973 974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