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단계의 모노드라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상은 예기치 않은 어떤 사건과 함께 변화를 맞이한다. 늘 작업과 씨름하며 살아가는 나날이기만 할 것 같았던 사진가 임형태에게 그 변화는 조금 놀랍게 찾아왔다. ‘암에 걸렸습니다’라는 진단과 함께. 그러나 그 당혹스러운 현실을 작업으로 풀어내는 작가의 방식은 우리가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신파가 아니다. 그는 일단 암환자가 겪게 되는 다섯 단계의 감정 변화 중 첫 번째인 ‘부정’ 상태를 작업으로 풀어내기로 결심했다. 작품 제목인 ‘I see’는 분노의 단계를 일컫는 영어 표현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는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단계가 부정이지만, 작가는 이 감정을 훨씬 재치 있고 상상력 넘치게 형상화한다. 지천에 널린 고기는 놔둔 채 어망 가득 탁구공만 잡.. 더보기 이전 1 ··· 974 975 976 977 978 979 980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