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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의 잠은 괴물을 낳는다 '나는 가수다' 열풍이 가요계를 넘어 다른 분야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모양이다. 신문 잡지에 배우, 소설가, 발명가에 이르기까지 '나는 -다'란 제목으로 실린 가상 오디션 기사가 심심찮게 눈에 띠는거 보면. '나가수'를 모르면 대화에 끼기 어렵다 싶을 정도다. 신인급도 아니고 기성 가수의 노래에 순위를 매길 수 있느냐는 의문부터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신자유주의의 문화버전이라는 질타까지 비판도 많았다. 이 지적들이 틀린 건 아니지만, 적어도 가수라는 직업의 본령에 주목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 기능이 있다. 그러니까 노래부르는 사람을 '가수'라고 부르고 그 능력과 정체성을 한번 되짚어보자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 않느냐는 거다. '나가수'는 언제부터인가 바람과 함께 사라져버린 듯한 '한 길을 파는 전문인'에.. 더보기
이미지의 파국, 이미지의 힘 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가 발생한지 80일째. 한동안 방사능 비를 피해야 하니 일본 농수산물을 먹으면 안되니 하더니 언제냐 싶게 비도 맞고 생선도 사먹는다. 플루토늄이 흘러나오고 멜트다운이 일어나도 해는 뜨고 삶은 계속된다. 일본인들의 놀라운 침착함 뒤에 의도적인 침묵과 희생을 강요하는 일본 정부와 일본 문화가 있다는걸 알고 내뱉었던 아연실색의 소감도 이제 점차 무디어진다. 하지만 그건 딴 나라 사람인 우리 이야기고 당사자들에겐 시간이 흘러도 쉽게 극복할 수 없는 엄청난 트라우마가 생겼을 것이다. 바다 건너의 시청자에 불과한 내가 텔레비전의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외상후 스트레스 중후군에 육박하는 충격을 받았는데 직접 당한 사람들은 어떨까 상상이 가지 않는다. 일본인들에겐 말 꺼내기도 미안한 일이지만 .. 더보기
7. 인상파 이전의 인상주의자, 화상 폴 뒤랑 뤼엘 7. 인상파 이전의 인상주의자, 화상 폴 뒤랑 뤼엘 글/ 정준모(2011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감독, 국민대 초빙교수) 근대산업사회로 발걸음을 옮겨가고 있던 19세기 중반 프랑스 화단을 지배하는 것은 여전히 서사적인 고전주의나 목가적인 자연주의나 사실주의가 주류를 이루었다. 오늘날 근대적인 조형의식과 색채와 미학의 총체라 인식되는 인상주의는 적어도 당시로서는 설 자리도 전시할 장소도 얻기 어려운 천덕꾸러기에 불과했다. 그래서 이들은 파리 교외를 전전하며 그림을 그렸고 파리 시내에 자리를 잡는다면 사창가나 다름없는 허름한 몽마르트의 피갈(Pigalle)거리였다. 이즈음 누구하나 눈길조차 주지 않던 인상주의자들의 혁명적인 그림을 혁신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이가 있었으니 이 사람이 바로 폴 뒤랑 뤼엘.. 더보기
아래 너른 들판에 비행기가 떴다- 제주 알뜨르 비행장 제주도. 어찌나 모든 것이 아름다운 지, 갈대마저도 비단같아보였습니다. 4월부터 지역 생협에 가입해서 그곳에서 장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집 주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 생산자가 명시된 과일과 육류, 유해 성분이 가급적 들어가지 않은 가공식품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집을 찾아옵니다. 가격도 크게 부담 없고 믿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 같아 장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늘 만족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지난번에 감자를 1킬로그램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알이 작고 흠도 있지만 가격이 비싸서 고민했었답니다. 생산자를 찾아보니 제주도 대정읍 상모리 농가의 주소가 적혀 있습니다. 맛있다는 제주 햇감자로구나, 생각한 것과 동시에 상모리라는 지명에서 다른 기억이 불쑥 떠올랐습니다. 상모리는 작년 2월 매.. 더보기
김제평야의 근대문화재 둘러보기 KTX 매거진 팀과 함께 한 김제, 정읍 근대문화유산답사기입니다. 오랜만에 일행이 많아서 즐거웠습니다. 전북의 평야를 무조건 호남평야라고 하는 줄 알았더니 평야에도 이름이 다 붙어있습니다. 동진강 하류에 있는 넓은 평야가 김제평야이며 만경강 하루에 있는 것이 만경평야라고 합니다. 이 둘을 합쳐서 김만경평야, 혹은 호남평야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평야지대이며, 가장 중요한 곡창지대이기도 하지요. 그러니까 일제강점기에 오사카의 상인집단들이 바로 이 곡창지대에 눈독을 들여 땅을 매입하고 소작을 부치고 대농장을 일궜으며 그곳에서 나온 미곡들을 바리바리 일본으로 챙겨갔다는 것이지요. 정읍시 신태인읍 신태인 도정공장 창고 신태인 도정 공장은 2007년 갑작스럽게 철거되고 지금은 빈터만 남아있습니다. 하.. 더보기
6. 그림, 세속으로 내려오다 (2) ##시민계급의 등장과 미술의 변화 미술이라는 장르가 시민들의 품으로 다가온 것은 산업혁명(18C말~19C전반)의 과실을 손에 쥔 도시 중산층들 즉 ‘부르주아’들이 등장하면서 부터이다. 이들은 생산을 통해 경제적 기반을 닦으면서 신분과 문벌을 넘어 세상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영국에서는 빅토리아 시대(1837~1901), 프랑스에서 루이 필리프(Louis-Philippe Ier, 1773~1850)의 7월 왕정이후인 1830년대부터 19세기 후반의 일이다. 이 시기에 들면 도시가 확대되면서 농촌인구가 유입되어 인구는 늘고 철도가 발달하고 대중적인 신문이 발행되면서 시민계급이 확실하게 권력의 주체가 되어갔다. 이들은 경제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취미의 전통이나 문화적 교양이 부족해서 스스로 열등감을 갖고 있었기.. 더보기
6. 그림, 세속으로 내려오다(1) 6. 그림, 세속으로 내려오다 글/ 정준모(2011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감독, 국민대 초빙교수) 왕권이 강화되던 시기에 등장한 게 바로크(Baroque, 17세기)이다. 이 시기는 교황과 가톨릭 교회가 종교개혁운동으로 인해 그 영향력이 현저하게 약화된 시기이자 신교와 구교의 갈등이 커지기시작한 때이다. 이 때 자신의 권위와 우아함을 백성들에게 각인시키고자 하는 왕과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가톨릭 교회는 새로운 미술품의 주문자인 동시에 소비자였다. 따라서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화가나 조각가들은 기사작위를 얻는 등 신분상승과 함께 황실과 가톨릭 교회로부터 주문이 쇄도하면서 유례없는 호황을 만나게 된다. 14세기 이전 실질적으로 유럽을 지배한 것은 교황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탈리아 북부를 중심.. 더보기
다시 가고팠던 곳, 겨울, 화호리 구마모토 화호 농장 미곡창고. 세월에 몸을 맡긴 채 숨을 거둘 날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라는 책을 펴낸 후, 근대문화유산 기행은 우리 부부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 후 다시 가본 곳도 있고 새로이 가보게 된 곳도 여럿 있었어요. 그 중에서 화호리는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으로 첫손에 꼽히던 곳입니다. 화호리라는 지명을 들어보셨나요? 전라북도 여러 소읍 중 하나인 이곳은 번듯한 건물도 화려한 거리도 없는 고요한 마을입니다. 사전 정보 없이 문화재청에 소개된 일제강점기 가옥의 주소만 달랑 들고 찾아갔던 화호리. 이곳에 도착했을 때, 묘한 예감을 솔솔 밀려오더군요. 문화재로 등록된 것도 아니고 귀에 익숙한 지명도 아니지만 마을 입구에 서있는 거대한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그것은 거대한 창고 건물이었습.. 더보기
5. 인상파와 후기인상파를 알아 본 최초의 화상 ‘탕기 아저씨’와 고흐의 만남(2) 1886년 고흐가 파리로 나왔을 무렵, 파리는 온통 일본문화(Japonism)에 열광하던 시기이다.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가한 일본문화를 접한 유럽인들에게는 경이의 그것이었다. 전에 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과 입체적인 화법을 무시한 평면적인 회화, 단순한 면과 밝고 맑고 그러면서도 화려한 채색 등은 1870년대 파리의 문화계와 사교계를 강타했다. 하지만 일본 미술의 영향과 일본적 취향 그리고 일본풍을 즐기고 선호하는 화가들은 이미 한 둘이 아니었다. 마네, 모네, 로트렉, 보나르(Pierre Bonnard, 1867~ 1947)등의 화가뿐만 아니라 귀족과 서민층에 이르기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포니즘에 빠져들었다. 이러한 일본열풍을 뒤늦게 접한 고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본문화의 단순하면서도 .. 더보기
보이지 않는 풍경들 얼마전 아이패드를 샀다. 기본적으로 작고 가벼운 컴퓨터라고 할 수 있지만 일반 피씨에 없는 여러가지 기능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앱이다. 여러가지 앱 찾아보고 다운받는 재미가 쏠쏠한데, 그 중 꽤 유용한 것이 여행정보나 지도 관련 앱이다. 돌아다니기를 좋아하지만 심각한 방향치인 필자에게는 꽤 도움이 된다. 아이패드나 각동 스마트폰 지도앱들의 특징은 실시간 인터랙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중 어떤 앱은 단순히 작동시키기만 해도 현재 위치를 자동적으로 알려준다. 세상 참 좋아졌다는 할머니 같은 소리가 나올법한 기능들이다. GPS 기능이 있는 이런 지도를 쓰면서 필자는 종종 이것은 우리 시대의 독특한 풍경화라는 생각을 한다. 18세기의 네덜란드 풍경화와 19세기 영국 풍경화가 그 시대 문화의 하나의 아이콘이.. 더보기
군산 기행 두 번째- 크고 높은 집, 히로쓰 저택 옛 군산해관. 군산을 대표하는 근대문화유산입니다. 1920년대의 군산 내항과 그 주변 풍경. 빼곡히 들어찬 가옥과 건물들이 지금보다 더 활기차보입니다 근대건축에 관심을 갖게 된 후 우리나라 곳곳의 크고 작은 도시들, 소읍을 찾아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한번도 발걸음 하지 않았던 도시들도 찾아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그 도시만의 독특한 풍경을 발견하고 감탄한 적도 많았습니다. 군산도 그런 곳이었습니다. 군산은 볼거리가 참 많은 곳입니다. 사대천왕이 있다 할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맛있는 짬뽕집이 많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 있다고도 합니다. 설경이 지나치게 아름다운 거대한 호수도 있고요. 그리고 구도심의 오래된 가옥들을 어슬렁거리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입니다. 소위 일제시대의 가옥들.. 더보기
5. 인상파와 후기인상파를 알아 본 최초의 화상 ‘탕기 아저씨’와 고흐의 만남 (1) 5. 인상파와 후기인상파를 알아 본 최초의 화상 ‘탕기 아저씨’ 줄리앙 탕기(TANGUY Julien, 1825~1894)와 고흐의 만남 글/ 정준모(2011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감독, 국민대 초빙교수) 화랑이 본격적으로 오늘날의 시스템을 갖춘 것은 이미 18세기 중반의 일이지만 여전히 이 시스템에 적용되는 그림들은 귀족들의 호사취미에 봉사하거나 장식적인 그림에 한정되어 있었다. 따라서 새로운 화풍의 그림, 특히 오늘날에는 고전이 되었지만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실험적인 미술이나 그런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은 자신의 창작의 자유와 소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자초한 어려운 길을 감내해야만 했다. 특히 이 시기, 즉 산업사회로 이동하고 쁘띠 부르주아(Petit Bourgeois) 계급들이 등장하던 시절의 .. 더보기
소설가 박완서와 나목  22일(토요일) 저녁, 뉴욕에서 출장 온 친구를 만나러 시내에 나갔다. 마침 세일기간이라 백화점 주변 도로는 말 그대로 주차장이다. 참고로 친구는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라는 곳에서 다양한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www.koreasociety.org) 보통은 전시 준비 차 1년에 한번 정도 혼자 한국을 방문하곤 하는데, 이번엔 다른 직원과 함께였다.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했다는 젊은 직원은 이번이 첫 한국방문이라고. 건축 학도답게 한옥을 보고싶어 해서 아쉬운 대로 한옥으로 된 식당에 가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식사 후 행선지는 인사동. 이젠 고궁이 아니고서야 제대로 된 한옥 구경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더구나 인사동 역시 '전통문화의 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온갖 종류의 짝퉁이 넘쳐.. 더보기
4. 로코코시대의 두 거장, 화가 와토와 화상 제르생 4. 로코코시대의 두 거장, 화가 와토와 화상 제르생 글/정준모(국민대 초빙교수, 2011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감독) Rigaud Hyacinthe 1701년 절대왕정을 완성시킨 루이 14세(Louis XIV, 1638~1715)가 베르사이유 궁전을 짓고 중앙집권적 권력구조를 완성시킴으로서 프랑스의 영광을 실현시킨 그 시기부터 섭정시대까지 활동했던 와토는 이런 시대적인 상황과 그의 재능으로 말미암아 이탈리아와 플랑드르지방에 있던 유럽미술의 중심축을 프랑스로 옮겨왔다. 특히 루이 14세가 1715년 사망하자 프랑스에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무려 72년이라는 재임기간 동안 소모적 전쟁과 사치로 엄청난 국가 부채에다 과다한 세금으로 허덕이던 프랑스는 어린 루이 15세를 대신해 오를레앙의 필립 공작(Phi.. 더보기
국립중앙박물관, 중앙아시아 미술의 보고(寶庫) 잠깐 넋 놓고 있다 보면, 금새 포스팅 할 시기를 놓치고 만다. 전시 일정이라는 것이 대체로 길지 않고, 또 다른 전시가 계속 이어지다보니 ‘어, 어...’ 하다가 적당한 타이밍을 놓치기 십상. 이런건 미술 쪽만의 이야기는 아닐텐데, 세상의 '파워 블로거'들은 도대체 얼마나 빠릿빠릿하고 부지런한 분들인건지. 마음 속 깊이 존경심이 일지 않을 수 없다. 블로그 업데이트에 대한 압박에, 소박하게나마 지난 1주일의 행적을 적어보기로 한다. 말 그대로 (나름) 폭풍 업뎃이닷! ⓵ 신라 구법승 혜초를 따라서 16일(일요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다. 영하 17도의 강추위를 뚫고 가면서 ‘움화핫~ 오늘 박물관은 내가 접수한다’고 속으로 뻐겼지만, 이런, 웬걸,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다. -,.-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더보기
군산에서 만난 근대의 풍경- 군산 내항 근대건축에 관심을 갖게 된 후 우리나라 곳곳의 크고 작은 도시들, 소읍을 찾아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한번도 발걸음 하지 않았던 도시들도 찾아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그 도시만의 독특한 풍경을 발견하고 감탄한 적도 많았습니다. 군산도 그런 곳이었습니다. 군산은 볼거리가 참 많은 곳입니다. 사대천왕이 있다 할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맛있는 짬뽕집이 많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 있다고도 합니다. 설경이 지나치게 아름다운 거대한 호수도 있고요. 그리고 구도심의 오래된 가옥들을 어슬렁거리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입니다. 소위 일제시대의 가옥들이 즐비한 신흥동, 월명동의 거리는 말 그대로 수십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를 풍기죠. 목조가옥, 독특한 지붕과 창문, 한옥도 양옥도 아닌 건물이.. 더보기
행동하라, 무언가에 부딪힐 때까지. 지난해 화제가 된 영화 중에 김지운 감독의 가 있었다. 필자는 전작 의 열혈팬이었지만 비위가 약해서 폭력이 난무한다는 이 영화를 끝내 보지 못했다. 하지만 영화 잡지들에 실린 논쟁은 열심히 들여다봤는데 찬반 양론이 격심했던 걸로 기억한다. 실제로 영화를 안봤으니 어느 쪽이건 편을 들 수는 없었지만, 영화가 폭력적이고 잔인하다는 비판에는 수긍할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현실이 영화보다 더 끔찍하기 때문에" 폭력 묘사가 정당화된다는 시각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런 옹호론은 사실 자승자박이다. 이 말은 영화가, 아니 예술이 현실에 비해 열등하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영화 속의 폭력이 아무리 끔찍해도 영화는 가짜고 현실은 진짜다. 가짜가 진짜를 이길 수는 없다. "현실의 폭력이 영화보다 .. 더보기
미술과 미식이 있는 북악산 산책길 새해 소망이 뭔가요? 올해 꼭 하고 싶은 일은? 지난 달 말부터 아마 대여섯 번은 들었을 거다. 글쎄... 가만히 머릿속으로 해야할 일들의 순위를 정하다가 ‘적어도 한 달에 두 번 이상은 등산을 한다’라는 항목을 넣었다. 헬스장에서 뛰는 것은 답답해서 못하겠고, 그렇다고 운동을 하지 않고 살기에는 저질 체력이 염려되는 까닭이다. 쉽게 싫증을 내는 성격을 감안해 오버하지 않고 대략 2시간 안팎의 가벼운 산책코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그래서 마련한 첫 번째 코스가 삼청공원에서 출발하는 북악산 산책코스! 평소 운동과 담을 쌓은 사람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는 초급자용 코스라 하겠다. 2시간 정도 열심히 걷다보면 살짝 땀도 나고, 약간의 난코스도 섞여 있어서 (등산하는 분들이 들으면 일제히 콧방귀를 뀌겠지.. 더보기
'출발'은 가능한가 여행 초보자는 낯선 곳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여행 고수는 낯선 곳에서 편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나 진정한 여행자는 낯익은 곳에서도 낯설음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진정한 낯설음’을 체험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 여행정보를 얻으려고 인터넷에 들어가면 너무 많은 자료가 쏟아진다. 물론 여행 자료와 실제 여행은 다른 것이니 자료가 많다는 게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때로는 너무나 많은 자료들, 특히 사진들이 상상의 여지를 축소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장소라서 첫 만남이 중요한 경우에는 더 그렇다. 그래서 필자의 한 친구는 "사진도 스포일러"라면서 인터넷 검색할 때 사진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애쓴다. 하지만 사진만 빼놓고 검색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뿐인가. 텔레비전을.. 더보기
옛날 은행에 갔다-인천 개항 박물관(2) 1층 홀은 높은 천장에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어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고급 상점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집니다. 짙은 목재 바닥과 어울리게 전시대도 유리와 목재로 꾸몄습니다. 붉은 커튼이 내려져 있어 내부는 어둡지만 전시대에는 스팟 조명이 있어 관람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전시물은 인천이 개항한 시기인 1883년 인천을 통해 처음 소개된 근대 문물들을 보여줍니다. 두 개의 이미지가 겹쳐져 입체적으로 보이는 사진기랍니다 전신 업무를 볼 때 사용한 기구들이지요. 전보에 썼던 내용입니다. 경인선 기관차와 기차표 갑문식 도크에 대한 영상이 흘러나옵니다. 인천바다는 수심이 얕고 뻘이 많아 큰 배가 드나들지 못했지요. 일제강점기에 갑문식 도크를 세워 물을 가둬서 배가 드나드는 항구를 만든 것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