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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조상은 누구일까? 이 문제에 크게 두 가지 대답이 있다. 하나는 신, 다른 하나는 동물이다. 전자는 창조론, 후자가 진화론이다. 불과 150년 전까지 사람들은 인간의 조상은 신이라고 믿었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간되자 “우리의 조상이 원숭이냐”며 크게 반발했지만 다윈의 진화 가설들이 검증되면서 이젠 ‘창조’보다 ‘진화’ 스토리를 믿는 사람이 더 많다.


디자인의 본질은 스토리에 있다. 인간은 경험에 기반한 상상력을 동원해 자신들의 존재를 이야기로 구성한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수천년의 시공간을 초월해 하나의 집단으로 결속한다. 사실 진화론도 최근의 발견이 아니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진화 스토리를 갖고 있었다. 우리에게 친숙한 단군신화가 대표적이다. 단군의 어머니 웅녀(熊女)는 본래 곰이었다. 웅녀는 신의 아들 환웅과 결혼하여 단군왕검을 낳았다. 이렇듯 단군신화는 인간이 신의 자녀라는 창조론과 인간이 동물의 자녀라는 진화론을 적절히 조화시킨 사례이다.


1994년 프랑스 퐁다르크 근처에서 동굴이 하나 발견되었다. 이 동굴을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쇼베 동굴’이라 부른다. 이 동굴은 지금까지 발견된 구석기 유적 중 가장 오래되었다. 학자들은 쇼베 동굴 사람들이 곰을 숭배했다고 추정한다. 발견 당시 삼각형 모양의 제단(사진 동그라미) 위에 동굴곰의 머리뼈가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곰에게 제사를 지냈던 것일까. 그렇다면 동굴곰을 조상이나 신으로 여겼다는 의미다.


3만년 전의 동굴곰 제단은 진화론을 암시한다. 5000년 전 단군신화는 진화론과 창조론의 조화를 꾀했다. 2000년 전 기독교 등장 이후 사람들은 창조론을 믿었지만 이제는 다시 진화론이 대세이다. 이렇듯 진화와 창조 스토리는 순환한다. 경험은 신화를 낳았고 신화는 신을 낳았다. 종교는 신을 근거로 진화론을 비판했고 과학은 경험을 근거로 창조론을 비판했다. 그런데 최근 발견되는 구석기 동굴은 종교와 과학의 논쟁을 넘어선다. 무엇이 진실일까. 누가 아는가, 빅데이터에 근거한 인공지능이 다시 창조론의 손을 들어줄지.


<윤여경 디자인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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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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