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밤바다의 풍경을 보며 벅찬 감동에 겨웠던 기억의 증명. 2007. 웅도
근래 들어 사람을 만나는 일이 잦다. 대학 강단에서 사진을 전공하는 어린 학생들을 만나기도 하고 사회의 그늘진 자리에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들과 함께하는 통합사례관리사들, 또는 여러 예술강사들 그외 사진을 매개로 삼고자 하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의 인연들이 일상처럼 이어지고 있다. 그때마다 사진은 자신의 몸을 들여 무언가를 바라보는 창문이라는 말로 얘기를 시작한다.
세상을 바라보고 그 느낌을 담아내는 수많은 ‘창’들 중에서 사진은 몸을 들여야만 가능하다. 하나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또 자신만의 눈으로 읽어 전하기 위해서는 상상으로서만이 아니라, 그 대상 앞에 서 있는 자신의 몸이 있어야 한다. 아름답기 그지없는 자연풍경이든, 어느 타인의 삶이든 하다못해 군침 돋는 음식 앞에서든 마찬가지. 직접적인 대면을 통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로 ‘그것’ 앞에 서지 않는 한 사진은 구현될 수가 없다. 이것은 자신의 ‘실재’를 확인하는 구체적인 ‘행위’에 다름 아니다. 기쁘거나 좋아서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순간들, 슬프거나 힘겨워서 외면하고 싶은 순간들 모두 내 안에 있는 ‘나’라는 존재와 만나는 여정이고 사진은 그 여정을 이루는 연결고리이다. 이 순간은 실존 상태인 나와 감정적 인식존재로서의 ‘나’가 함께 이루는 서로에 대한 앎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신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쓰임새로 항상 사진을 권한다. 사람들 앞에 서 있는 이 시간들이 꽤나 즐거운 이유다.
<임종진 사진치유자·공감아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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