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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모종을 다듬고 있는 쿠카무커피협동조합 농부들. 르완다. 2018. ⓒ 임종진

 

‘천 개 언덕의 나라’로 불리는 곳이 있다. 해발 1500m의 고지대에 있는 대부분의 국토가 수많은 산과 구릉으로 이루어진 데다 그 모습이 구름언덕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드넓은 아프리카 대륙 중심부에 콕 끼어 있는 이 작은 나라 ‘르완다’의 역사는 기구하다. 서구 열강의 분열적 식민지배로 심각한 민족 간 갈등을 겪으며 수백만명의 사상자들이 발생했던 가슴 아픈 내전의 현대사를 가지고 있다. 당시의 참상을 기록한 몇 장의 사진들은 송곳처럼 가슴에 박혀 오래도록 남아 있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처음 이 나라에 발을 딛게 된 날 아련한 감흥이 먼저 일렁였다. 얼굴을 스치는 사람들마다 같은 느낌이 반복되었다. 과거의 상처에 기댔던 아픈 마음은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면서 조금씩 떨쳐낼 수 있었다. 천혜의 지역적 특성으로 커피 재배에 최적이라는 르완다의 시골 마을들을 두루 살피던 중, 수도 키갈리에서 서쪽으로 다섯 시간을 달린 뒤 큰 호수까지 건너 도착한 쿠카무 지역의 한 농장 풍경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손가락 마디마디 주름 가득한 이들이 주거니 받거니 손을 나누는 모습이 평화롭게 다가왔다. 커피모종을 매만지며 일일이 물을 주거나 섬세하게 모종을 다루는 솜씨는 정성 그 자체였다. 이들에게서 과거의 아픔을 떠올릴 이유가 없었다. 자신의 삶에 충실한 그들의 몸짓에 고개를 잠시 숙이는 것으로 충분했다.

 

<임종진 사진치유자·공감아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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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