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지의 가을 이제 제법 가을이 깊이 영글었다. 여름이 무더웠던 탓인지 10월이 한참 지났음에도 지난주까지는 여전히 녹음이 짙었는데 이제는 가로수에서도 강한 단풍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돈화문을 거쳐 창덕궁 경내로 들어서면 수백년 묵은 고목들이 전해오는 가을 내음은 도시민의 피로를 한순간 사라지게 하리라. 자연 지형에 순응하는 자연스러운 배치로 이루어진 창덕궁의 궁궐 건축에 한동안 빠져 있다가 자연스레 뒤쪽의 후원으로 발걸음을 잇는다. 창덕궁의 후원(後苑)은 왕의 동산이라는 뜻에서 금원이라 불렀으며 비원(秘苑)이라는 명칭은 일제가 불렀던 용어이다. 지세를 그대로 살리면서 인위적인 면을 최소화하는 우리나라 정원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으로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 후원 중 가장 빼어난 .. 더보기 이전 1 ··· 629 630 631 632 633 634 635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