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르빼니 그것은 죽이기를 작정한 이주였다. 1937년 스탈린은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 18만명에게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들은 세간을 꾸릴 시간도 없이 가기 싫다고 우겨볼 엄두도 내지 못한 채 화물칸 기차에 실려 1만5000리의 이주 길에 오른다. 춥고 배고프고 힘든 길이었다. 우즈베키스탄에 할당된 7만7000명 중에서 1만명 가까이가 넉 달의 이주 기간에 사망했다. 산 사람을 지키려면 기차 안에서 숨을 거둔 자식을, 부모를 기차 밖으로 떠밀어 바람 찬 허공에 장사를 지내야만 했다. 도착해서는 헛간이나 땅 웅덩이를 집 삼아 모질게 살아난 그들은 지금도 여전히 김씨, 허씨, 유씨 등의 성을 쓴다. 대구의 인문사회연구소와 함께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 기록 작업에 참여한 사진가 한금선이 그.. 더보기 이전 1 ··· 862 863 864 865 866 867 868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