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니타스와 미니멀 미술관 한구석에 사탕이 수북이 쌓여 있다. 그것이 진짜 사탕일까 하고 의아해 하는 순간 사탕을 가져가도 좋다고 쓰여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가만 보니 관람객들이 사탕을 오물거리며 빨아먹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는 미술관 한쪽에 사탕이나 인쇄물을 배치하고 그것을 맘대로 가져가게 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마치 ‘작품을 만지지 말라’는 미술관의 권위에 은근히 도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토레스는 엄숙, 우아, 숭고의 상징인 미술관의 암묵적 금기들을 관객들 스스로 파괴하게 함으로써 사회적 편견에 맞설 것을 요구한다. 이처럼 토레스의 작품은 관객이 손을 대는 순간, 비로소 그 의미를 갖게 된다. 이 작품에는 아주 사적인 가슴 아픈 사연이 숨어있다. 1957년 쿠바 태생인 토레스는 3.. 더보기 이전 1 ··· 863 864 865 866 867 868 869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