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현재 사진가 안성석의 ‘역사적 현재’는 과거를 현재 속에 옴니버스식으로 불러오는 작업이다. 촬영은 순전히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뤄진다. 역사적 장소를 찾아가 그 앞에 스크린을 설치한 뒤 같은 장소의 옛날 사진을 투사한다. 이렇게 해서 첨성대도 남대문도 그의 작업 속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한 몸으로 존재한다. 마치 영매가 자신의 몸을 통해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듯, 안성석은 자신의 작업을 통해 과거를 현재 속으로 끄집어낸다. 아니면 현재가 과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하나의 장소에서 서로 다른 시간이 만난다는 것은 생각 이상의 사건을 만들어 낸다. 그것은 흡사 두 개의 세상이 존재하는 것을 눈앞에서 목격하는 것과 같은 경험이다. 첨성대 아래로는 답사를 나온 조선시대의 청년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 더보기 이전 1 ··· 866 867 868 869 870 871 872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