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유혹녀 사람들은 죽음보다 늙음을 더 비참하게 여기는 것 같다. 젊은 시절 여배우가 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영영 은막을 떠나듯이 늙은 모습을 과시하는 여자는 거의 없다. 더구나 미술사에서 여성에게 주어진 의무는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17세기 바로크 시대 이전까지는 늙은 여자가 그려지는 예가 거의 없었다. 늙음은 병듦과 마찬가지로 천대받고 무시당해도 어쩔 수 없는 시절이었으며, 노인은 측은한 존재라기보다는 어리석은 존재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던 시절이었다. 퀸틴 마시스의 ‘그로테스크한 늙은 여인’(1525~1530)은 생전에 아주 추악한 인물이었던 티롤의 공작부인 마가렛 마울타시의 초상으로 추정된다. 한편으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즐겨 그렸던 광인과 기형인 그리고 추녀와 추남 등의 드로잉을 참고해.. 더보기 이전 1 ··· 922 923 924 925 926 927 928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