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의 땅 심학철, 두만강변의 조선군인, 2010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키지 못한 풍경은 슬퍼 보인다. 산인데 오르지 못하고, 강인데 건너지 못하면 그것은 분명 순리를 거스르는 어떤 사연을 갖게 마련이다. 그런 사연들은 대개가 사람 탓인데, 한번 만들어내고 나면 사람도 어찌하지 못한다. 자연을 볼모로 삼은 이념과 국경의 장벽들은 눈에 띄지도 않으면서 그렇게 주변 삶을 옥죈다. 심학철의 ‘경계의 땅’은 이런 연유로 넘나들 수 없게 된 두만강변의 풍경에 관한 작업이다. 지린(吉林)성에서 태어난 조선족 3세인 그 또한 쉽사리 강을 넘을 수 없기에 그는 늘 강 저편의 북한 땅을 바라볼 뿐이다. 강 이쪽 편은 큰물이 지나갔는지 흙이 파여 나갔지만 얼핏 보기에는 나무가 울창한 고즈넉한 강변 풍경이다. 그러나 강가에 앉아 사.. 더보기 이전 1 ··· 923 924 925 926 927 928 929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