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없는 밤 “산타클로스, 당신이 오기 전에는 삶이 달빛 없는 밤 같았습니다.” 한 편의 시 같은 이 말은 사진 작품의 제목이다. 이탈리아 사진가 안드레아 알레시오의 작품을 보고 어느 큐레이터가 붙여줬다. 어쩌면 우리는 신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산타를 기다리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산타는 신보다 더 친근하고 더 쉽게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어김없이 일 년 단위의 기다림을 선물해준다. 그러므로 그는 그리워하기 위해 존재한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어두운 밤을 가로질러 찾아올 산타가 아니라, 오지 않을 그를 기다리는 우리의 마음을 위해 반짝인다. 따지고보면 달빛조차 없는 듯한 삶이 싫어 우리는 영원히 산타를 기다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안드레아 알레시오, Before You, San.. 더보기 이전 1 ··· 927 928 929 930 931 932 933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