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은 날 정주하, 불안, 불-안, 2005 바닷가에서 사내가 투망을 하고 있다. 밀물 때라 운이 좋으면 잡어라도 몇 마리를 건져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군데군데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간간이 눈에 띈다. 여름의 끝 혹은 여름의 시작을 앞에 둔 바닷가 마을은 꽤 평화로워 보인다. 단정하고 안정감 있는 사진의 구도는 이 나른한 풍경이 영원할 것 같은 신뢰감마저 풍긴다. 다만 오른쪽으로 눈에 들어오는 원자력 발전소의 육중한 존재감이 조금 거슬릴 뿐이다. 사진 속 일상은 이 생뚱맞은 콘크리트의 돔에 아무런 이질감도 느끼지 않는 눈치다.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원자력 발전소가 들어설 때마다 그토록 무수한 반대 여론에 부딪혔건만, 막상 사진으로 보니 아무 일도 없어 보인다. 콘크리트 건물이 눈에 들어오는 ‘평범한’.. 더보기 이전 1 ··· 935 936 937 938 939 940 941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