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결혼식 어때요? 흥겹고 떠들썩한 소리가 들리는 결혼식 장면이다. 허름한 곡식창고에서 열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가난한 농민의 혼례다. 16세기 플랑드르의 풍속을 흥미롭게 그려낸 피테르 브뤼헬은 종종 농부로 변장을 하고 동네 행사에 몰래 참여하곤 했다. 테이블을 사선으로 배치하고, 음식을 나르는 사람들을 크게 그려 오른쪽을 강조하는 구성방법은 당시로선 매우 독특한 것이다. 카메라가 없던 시기에 마치 사진 스냅 샷과 같은 기법을 사용한다는 점이 그렇다. 정작 혼례식의 주인공으로 보이는 신부는 이 잔치와 고립되어 있다. 초록색 휘장 아래 종이 왕관을 머리에 쓴 신부는 먹고 마시는 하객들 사이에서 두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잔뜩 긴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리 찾아봐도 신랑 비슷한 인물은 화면 어디에도 없다. 결혼식 저녁까지.. 더보기 이전 1 ··· 942 943 944 945 946 947 948 ··· 1042 다음